[부일 독자칼럼]산복도로 르네상스 ‘속도전’ 글쎄! 2011. 1. 27

부산일보 독자칼럼 란에 게재되었던 원고 –

[독자칼럼] 산복도로 르네상스 ‘속도전’ 글쎄! 201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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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시민공청회’는 산복도로 지역민들로 빼곡히 자리 채워졌다. 시민공청회이지만 늘 그렇듯 지역민들이 참석하리라는 기대가 없었던 터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 산복도로에 터를 잡고 살아온 그들의 변화 열망이 얼마나 간절한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공청회는 연구용역을 맡은 부산발전연구원의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부산시는 산복도로를 4개 권역 9대 구역으로 나누어 2020년까지 공간, 생활, 문화적 측면의 재생을 이루겠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추진하려는 것이다. 시는 매년 1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1개 구역씩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1차년도 사업대상지는 구봉산역 초량·영주동 구역이다. 하지만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추진 사업을 확정하는 일에만도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주민 참여가 배제된 하드웨어 조성이 아니라면, 1년 내에 이 많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시는 이미 해당 사업에 필요한 12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시민공청회가 있기도 전에 실행 예산을 확보한 발 빠른(?) 조치였다.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가 단순히 행정적 절차 수단이 아니라면 말이다.

산복도로는 부산지역 78개동의 산허리는 잇고 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있는 지역민만도 120만 명에 달한다. 한국전쟁 이후 부산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이곳이 지니는 역사, 문화적 가치, 공간·경관적, 주거 생활적 의미를 살리고자 마련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곳이 정말 ‘활기 넘기는 창조적 소통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빨리빨리’보다는 제대로 가는 ‘느림의 미학’이 필요할 듯하다.

물론 질의응답을 통해 나타난 것처럼 이곳 주민들은 산복도로의 조속한 변화를 원했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요구와 정책 사이의 괴리는 주민협의체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