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비판, 건전한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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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은 그야말로 포럼 천국이다. 부산공간포럼,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 동의건축포럼, 도시건축포럼B, 하야리아시민포럼 등등.
담론의 장이 부족했던 부산에 2007년부터 각종 포럼이 생겨나면서 필자를 비롯해 많은 건축인들은 보다 건전한 비판문화를 통한 건축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뭐 솔직히 건축의 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속시원한 이야기로 마음의 무게라도 덜고, 그것이 상호간의 소통으로 이어지고, 불합리한 것들의 개선으로 이어지면 좋으리라 희망했다.
하지만 많고 많은 포럼이 건축계를 위한 제대로 된 신문고 역할을 해 왔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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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부산시청에서는 제10회 부산공간포럼이 열렸다. 50여명이 조금 넘을 듯한 적은 수가 참석했지만, 주제발표보다는 토론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고 했다. 토론 방식에 혁신을 꾀하기 위해 부산공간포럼이 도시건축포럼B의 도움을 받아 2~3시간을 토론만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당초 포럼 관계자의 말이었다. 주제발표없이 어떻게 토론만으로 진행되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주제 또한 ‘부산의 도시건축정책 어떻게 갈 것인가?’이었던 만큼 내심 기대를 가지고 참석했다.
포럼은 사전 통보되었던 것과 달리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김민수 교수(경성대)는 1시간으로는 도저히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내용들을 제안했다. 부산의 도시정책을 통달하고 있는 연륜 있는 교수인 만큼 그가 발표한 내용은 다방면의 다양한 제안이었다.물론 발표한 △협력형 도시건축정책 체제 △지속가능한 설계생태계 구축 △지역밀착형 디자인 이슈 개발의 3가지 부문은 각각 의미 있는 내용들이었고, 좋은 안들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몇 차례로 나누어 각 부문별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정도로 광범위한 내용이었다.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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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 또한 방대한 분량에 맥을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회자의 질의와는 토론자의 답변이 맥을 같이하지 못했고, 발제에 따라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 토론 또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여기에 토론 도중 모건축사의 “부산의 많은 포럼이 정책의 정당성을 확립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발언에 발끈했던 포럼위원장의 돌출발언은 참석자들은 어안벙벙하게 만들었다. 상호간의 다양한 담론은 인정하고 나누어야할 포럼에서, 그것도 포럼의 장인 위원장이 앞장서 특정 토론자의 발언을 묵살시키는 것은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일이었다. 이날 포럼의 신뢰도는 바닥이었다. 아직 그날의 포럼 기사의 방향을 어떻게 해아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늘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하다. 도시건축정책을 논하는 포럼에 학계와 실무 건축사만 패널로 참석한 것이다. 실제 정책을 다루는 행정측은 관중석을 메우기고 있었다. 포럼을 듣기 위해 참석한 공무원들과 관할 지자체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질의를 던진 일부 공무원들의 관심과 열정은 인정한다. 하지만 포럼의 주제가 주제인 만큼 패널진의 구성에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었다.
지난 10월 부산국제건축문화제 10주년 기념 간담회도 마찬가지였다. 문화제의 발전 방향을 논하면서 문화제 프로그래머조차 패널로 참석치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러한 패널진의 구성은 토론을 자꾸만 겉돌게 만든다. 핵심적인 이야기를 나눌 대상자도 없거니와 어떤 제안을 한들 누구를 위한 누가 들어야할 내용인지, 이야기가 조금만 깊어지면 더 이상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눌 수 없는 한계에 부닥치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끼리만의 이야기인 것이다. 비약적인 표현이긴하지만 술자리 안주삼아 거론되는 이야기와 얼마나 다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일부 포럼의 분위기와 패널진, 참석자 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실 일부에서는 특정 포럼들에 대해 특정업체의 목적이나 개인의 영리를 위해 포럼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식의 비판도 있었다. 솔직히 어떠한 득도 되지 않는다면, 누가 순수하게 100% 봉사의 마음으로 포럼을 이끌고 만들겠는가? 어쨋든 이러한 움직임이 모여 개인의 조그마한 실익과 건축계의 올바른 담론이 형성된다면 그야말로 1석2조가 아니겠는가라고 필자는 위안했다.
그러나 포럼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은 개선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포럼의 참석자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딱히 도움이 되는 내용도 아니거니와 굳이 남의 잔치에 와서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이다. 속시원한 이야기를 듣지도 하지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꾹 참아야 하니… 그래야 좋은 건축인(?)이니, 대부분 한두차례 포럼을 참석한 이후에는 발길을 끊는다.
부산건축사회에서 포럼의 참석도 회원교육이수로 인증이 된다는 소식에 한 때 포럼 참석이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좌석이 부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인증도 허약한 포럼의 인기를 상승시키지는 못했다.
포럼의 장이 펼쳐진지도 3~4년의 시간이 흘렀다. 좀더 성숙한 담론 모습이 보여지길 바라며, 보다 구체적인 주제와 보다 내실있는 패널진 구성을 통해 실익을 얻어 나갈 수 있는 장, 그것도 어렵다면 속시원한 토로의 장이라도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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